7월 26일 이반은 여느 때와 같이 캡슐에서 눈을 떴다. 잠에서 깨어난 지 몇 시간 되지 않았으나 라운지에 남아있는 사람이 얼마 없는 것을 보고 몸을 눕힌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는 항상 그랬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습성에 엉겨 보호색을 죽였고, 이제는 당연하게 카멜레온의 습관을 들였다. 이반 마르티네스는 수면실에서 나서는 사람들을 따라 복도로 향한다. 7월 27일 유로파에서의 하루에 맞게 몸을 일으켰지만, 수면실에서 아침을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잠을 깨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말라붙은 팔의 겉가죽이 으깨지는 감각이 생경했기 때문이다. 이반은 소매를 걷어올려 손목시계를 쳐다본 다음에서야 목울대 어귀를 지근거리기 시작했다. 목에 채웠던 게임기도 라운지 너머의 무한한 우주도 검었다. 적어도 어저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