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리스를 기다렸지만 기대한 여행은 아니었다. 이반은 캐너레이드 호의 승객들이 모두 잠들고 나서야 캡슐에 들어갈 때가 많았다. 그리고 해들리는 새벽에도 선내를 점검하는 캐빈크루였다. 이반은 성실한 직원의 옆에서 걸으며 보조를 맞추는 동안 어른의 시선에서 델핀의 안내를 복습했다. 그는 해들리의 곁에서 마주하는 캐러네이드 호의 정적을 반겼다. 유로파에서라면 일출을 볼 시간대에 몸을 눕히면 자동문이 늘어선 복도의 진풍경과 무던한 이야깃소리를 생각할 정도로. 그리고 우주선의 모든 것에 들어찬 공학, 누군가의 미련, 이반이 혼자 남은 방 안을 굴러다니던 볼트와 너트 따위의 것들도. 날짜가 쌓이고 해들리가 이반에게 먼저 산책을 권할 즈음이면 이미 그는 이반에게 무언가를 투영하고 있었다. 이반은 도움을 빙자한 첫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