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조세핀, 십 년 전 성탄절 널 해고했던 날을 기억해? 우리는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법이 없었지. 네게 아들이 생긴 뒤부터, 아니, 나 홀로 몸을 건사할 수 있다는 오기가 생겼을 때부터였다. 해고하기 전에도 골치 아픈 부탁을 일일이 들어주는 건 너 하나 뿐이었으니 우리는 참 오래도 함께했다. 그래도 여전히 네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도 다른 길을 걷기로 한 건 어쩔 수 없더구나. 넌 조금도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은퇴하려는 나한테 아주 많이 화를 냈지. 마침 그땐 내가 눈독 들이던 작가의 영화 섭외 제안이 들어왔던 참이라 크게 기뻐해줬었는데, 나는 들을 생각도 않고 연예계를 떠나겠다고 했어. 응당 해명을 들을 자격이 있는 너를 무시하고. 그리고 나는 네가 상처 받을 대로 내버려 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