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불교 체계 속에는 창조주로서의 신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반드시 알지 않으면 안 됩니다. 창조주의 자리에 법Dhamma적 원칙과 법적 질서가 있고 이들이 가장 상위의 원리입니다. 이 원칙이 삼라만상에 두루 통하는 인과법칙의 정신적 양상입니다. 그런데 불교의 우주론은 상대성, 곧 모든 현상은 상호 연관되어 복합적인 성격을 띠는 사물의 기본 성격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세계 질서 혹은 우주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고 하지마는 거기에는 최초의 창조 행위라든가 최초의 원인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시간 그리고 사물의 상대성은 시작점이 없는 하나의 순환 고리입니다. 이 갠며에 상응하는 현상이 바로 우리가 경험하는 물리적 세계에 있습니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지평선을 보고 거기가 바로 땅의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평선에 다가가면 갈수록 그것은 계속해서 뒤로 물러서서는 우리가 이 땅 위의 어느 지점에 있든지 항상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시간을 비롯하여 모든 현상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시작점이라는 경계가 있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간이니 영원이니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에 시작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평선이 땅 끝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현재라는 것은 우리가 서 있는 시간 속의 한 점이며, 영원이라는 것은 그러한 시점이 멈춰 있지 않고 끝없이 뒤로 물러서 이어져 있는 것입니다. 지구 위의 어느 한 지점이 지면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삼라만상이 있게 된 원인들을 아무리 거슬러 올라가도 그 시작이 되는 시간상의 한 점은 없습니다. 자연과학의 최근 이론에 따르면 전 우주가 바로 이와 같은 물리적 원칙 위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그리고 우주의 본질이 우리의 이해 범위 밖에 있다는 사실이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과학의 새로운 개념인 시간과 공간의 상대성은 불교철학에 처음부터 내재해 있었습니다.
국제 도서전에서 사오고 조금 들춰보다가 말았는데 언제 다 읽지~ 싶어
읽을 당시에 어떤 감상이 남아있었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