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풍선 1 불청객은 비가 내리는 새벽에 찾아왔다. 다유는 떡갈나무와 은행나무가 섞인 활엽수들 사이로 걸어나와 진흙이 덕지덕지 묻은 옷을 털어냈고,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 노력했다. 모자를 벗어 2층 집을 올려다보며, 그는 지저분한 뺨을 훔쳤다. 다유는 옷깃을 가다듬고 헛기침을 한 다음에야 문을 두드렸다. 얼마나 걸었는지 모를 정도로 배를 곯은 탓에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것만 같았다. 지나치게 이른 시간이어도 집 주인이 잠귀에 밝다는 행운은 통한다. 윗층에서 커튼을 걷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었고, 눈두덩이를 때리는 빗줄기에도 굴하지 않고 일부러 미소지었다. 유리창 너머로는 엉겨붙은 먼지가 붙은 거미줄 같은 머리카락에 핏빛 루비 같은 눈이 두 알 박혀 있었다. 주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