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ty Call
2021. 8. 1.

 

믄(@meun0411)님 편집

 

 

  머나먼 별장에서 돌아오는 도로에서 네 시간째 총대를 메고 씨름하던 라일리는 핸들에서 손을 떼고 늘어졌다. 안 돼, 난 더 못 가……. 너희가 운전할 거야? 켄이 살그머니 눈짓했지만 토니는 고개를 저었다. 허리가 뻐근할 만큼 앉아있던 그들에게는 교대할 운전자보다도 뜨거운 커피나 위스키 따위가 절실했다. 레비는 때에 맞춰 다 그친 눈이 덮인 팻말을 가리켰다. ‘리버필드’.

  고즈넉한 리버필드 카페 안, 두 손으로 잔을 쥐고 있던 로즈가 주근깨 위의 안경을 치켜올렸다. 두꺼운 텔레비전 안의 아나운서가 지직거리는 것이 보였다. 함께 싸구려 뉴스를 보던 라일리는 팔꿈치로 토니를 찔렀다. 돌아보니 유리창 너머로 커튼과도 같은 안개가 부옇게 스미고 있었다. 카운터부터 유리문까지 길게 늘어져 시야를 차단하듯.

  뭐, 여긴 플로리다가 아니잖아. 쾌활하게 다독이는 목소리에도 자욱해진 안개 너머 가로등 불빛은 흐느적거렸다. 엷게 패인 눈 발자국을 짙은 나무 그림자인지 모를 장막이 감췄다. 한 블록 안의 거리조차 까마득해지고 바람 한 점 없이도 어슴푸레한 물 냄새가 나자, 친구들을 신경쓰던 켄은 차 키를 바로쥐었다. 레비는 무엇을 생각하던 낯빛으로 밀크셰이크 빨대를 질겅이다 입을 떼었다.

 

  일단 마저 마셔 봐, 어차피 우린 여름 해변을 보려고 온 것도 아니라고.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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