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2021. 12. 5.

 

 

 친애하는 뉴먼 메릿에게.

 평안하신가요?

 당신의 제자는 이제 막 검은 베일을 벗었습니다. 그제서야 당신의 죽음이 현실처럼 다가오기에 펜을 들어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시나요? 승리를 등에 업은 배의 갑판 말이에요. 제자의 작은 투정 정도는 늘 너그러이 봐 주시던 분이니 조금 늘어놓자면,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분하네요. 차라리 아는 체 해 주셨으면 그렇게 부끄럽진 않았을 텐데···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옳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 지금까지 우리가 서신을 주고받는 스승과 제자로서 남은 것이 아니겠어요.

 당신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 다른 이들이 아니 그러하겠냐만은, 당신은 나의 유일한 멘토이니 특별히 조금 더 애석해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잊더라도 나만은 기억하겠어요. 이 편지의 요가 그러합니다.

 그러니 당신에게 닿지 못할 것을 적어내려요. 나의 울타리 한구석에 세워놓고서는 번쩍 광을 내고, 먼지 쌓이지 않도록 늘 돌아보며 추억하게 해 주세요. 나는 늘 당신에게서 배우기만 했지만, 이 못난 제자가 스승을 배웅하는 길이라도 깔끔히 닦아 꽃잎을 뿌려드리는 일을 도맡는 것이 무어 어렵겠습니까. 나는 당신이 떠나고 나서도 당신이 없는 일상을 영위하겠지만 그럼에도 단 하나 바라는 것이라면. 가시는 길에, 당신이 마지막으로 닿을 곳에서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가끔은 뒤돌아서 당신을 바라볼, 메리 벨라우드가.

 

 


 

 

 친애하는 메리.

 

 잘 지냈나요? 당신이 언제 이 편지를 찾아냈든 나는 이미 세상에 없겠죠. 하지만 메리, 당신이라면 충분히 이 서랍을 열어봐줄 거라 믿었습니다. 당신은 내 말이라면 끝까지 기억해두었다가 어떻게든 행동으로 옮기거나 되묻고 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잘 말려 보내준 장미도, 편지도 내가 자주 쓰는 세 번째 서랍 안에 잘 두었죠. 그 칸은 당신 겁니다. 가정교사로 지낼 시절부터 서신은 함부로 버리지 않고 잘 보관해뒀지만, 그 서랍에는 당신이 준 것만 놓고 잘 잠가두었고요.

 그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 복병이었겠군요. 나는 애진작에 그 서랍 열쇠를 두 개로 만들고, 여분의 것을 올리비아에게 맡겼습니다. 워낙 우리가 오랫동안 만났고 당신과 떨어지면 껌뻑 죽는 줄 아는 딸 또한 우리의 만남에서 늘 빼놓을 수 없을 테니, 내가 언제 그 열쇠를 그 애한테 줬을지 짐작하기 어려웠겠어요. 하지만 그 애가 당신을 도와줬든 당신이 캐물었든 관계없이 당신은 결국 해냈죠. 그래서 이 유언을 읽고 있고요. 심술이라면 심술이겠고 장난이라면 장난이겠습니다. 그레이트 니케 호 위에서의 일은 지금 돌이켜 보면 수수께끼 같잖아요. 서랍을 부수지 않고 열 방법을 찾는 당신을 생각하면 십 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도 같았습니다.

 왜 서랍 열쇠의 주인이 내 제자의 딸인지 이야기하려면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겠어요.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 당신과 델피니움 양이 추천해준 흰 장미가 만개했을 유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상냥한 벨라우드 남작은 딸의 성화에 지고 말아 엔필드에서 며칠 묵으며 쉬기로 했고요. 보통 내 집은 아이의 눈에 별 볼 일 없는 곳이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올리비아는 마차로 족히 삼십 분은 달려야 하는 숲에 늘어진 아카시아 꽃을 참 좋아했어요. 그러니까 손님으로 머무른지 이틀째 되는 날 당신이 급하게 전보를 받고 먼저 떠날 때에도 그 아이는 괜찮았습니다.

 올리비아는 당신을 똑 닮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흔히 당신을 만개한 장미에 빗대지만 지금은 낙엽으로 바꾸어 볼까요. 

 

 

 왜 낙엽에 빗댔는진 1년 전의 제 마음을 헤아려볼 수가 없군요

 그래도 대충 맥락은... 뉴먼의 유언장은 찾기 어려운 곳에 숨겨져 있었다. 오래 전 메리가 뉴먼에게 올리비아를 맡기고 간 날, 뉴먼과 올리비아는 추억을 쌓았고 뉴먼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유언장을 숨겨두는 퍼즐을 만들었다. 그 서랍의 열쇠는 올리비아가 알고 있고, 메리가 이 유언장을 찾아냈다는 것은 퍼즐을 풀었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게 과거(뉴먼)는 현재(메리)로, 현재는 미래(올리비아)로 이어진다... 메리는 바쁜 감이 있으니까요 주변을 둘러보며 살라는 맥락도 담겨있네요

 당신이 언제 이 편지를 찾아냈든 나는 이미 세상에 없겠죠. 라는 문장은 뉴먼이 고지식한 사람이기 때문이고... 그 전에 뭔가 탈피했다면 그 문장이 없을 것 같은데 저도 이 캐의 미래를 장담 못하겠어요!!! 그것 말고는 메리에게 남기는 물건들, 재산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적혀있었을 텐데... 이 부분의 플롯을 빼다 환생AU의 프로필에 적은 겁니다 저는 분명 이 말을 했다고 생각했는데요 티스토리 보니까 초안이 그대로 남아있길래 전혀 보여드린 적 없나 해서... 식은땀 엄청 난다 만일 보셨다면 차라리 다행이겠죠 왜 이렇게까지 묵혔지... 제대로 쓰고 싶었긴 했어요

 언젠가 된다면 완성을... 그러나 기약 없을 것 같아서 그래도 드림 초안_초안의_초안(2)밖에 없지만 제가 늘 메리 사랑합니다

 

 

myo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