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칙, 성냥을 긋자 미니 바에 둥그런 빛이 퍼졌다. 마사는 촛대와 위스키 세 병을 가져다 바에 올려두었다. 테이블이며 의자가 모두 빈 지금, 베누스가 밝힌 불을 심지에 붙이는 동안 마사는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병을 땄다.
“이러고도 술을 찾으러 올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네.”
“역시 거긴 제 예약석이라서요.”
대꾸해줘야 하느냐는 마사의 건조한 시선에 베누스가 짖궂게 웃었다. 얼마 전의 밤, 우연한 만남 뒤로 마사와 베누스는 종종 미니 바에서 마주쳤다. 마사가 이곳에서 지낸 일수보다 비워낸 술병의 개수가 몇 배를 넘어가, 그는 미니 바에 오는 사람들은 꿰고 지낼 수밖에 없었다. 유독 같은 자리를 찾는 사람은 베누스가 유일했다. 눈에 띄지 않고 취할 수 있는 적당히 어둑한 곳. 호텔의 전기가 죄다 나간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유일한 차이라면 이번에는 두 사람이 앉은 자리만 밝았다.
원래 두 사람 다 병만 챙겨 돌아갈 계획이었던 차라 이 합석은 처음처럼 충동이 빚어냈다. 그러나 적당한 알콜은 경계를 풀어놓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잔을 부딪힌 베누스는 뒤늦게 컨시어지가 내어온 프로슈토 앤 멜론을 베어물었다. 군에 있을 적 얼마나 훈련을 하는지 늘어놓던 마사는 무언가 떠올린 듯 아, 하고 무릎을 문질렀다.
“무슨 일이십니까?”
“궁금한 게 있어서. 자네는 알 지도 모르겠군.”
베누스가 가볍게 으쓱하며 손 안에서 잔을 돌렸다. 마사는 고개를 불쑥 내밀고 그의 창백한 안색을 천천히 뜯어보다가 입을 열었다.
“유령은 보통 무엇을 좋아하오?”
“유령 말입니까?”
짧게 귀를 의심한 베누스는 제가 아는 온갖 죽은 사람들을 총동원해 의도를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카를 공자가 교수형에 당한지 며칠이나 지났던가. 베네치아의 화장실에 구겨져 있던 딘 쉘튼은? 그가 호텔에 돌아다니는 망령의 허구적인 이야기는 글로 옮기기 좋겠다는 생각까지 다다른 뒤에야 답했다.
“산 사람의 생명……?”
“그건 안 될 걸세. 자네가 내어준다면 고맙게 쓰겠지만.”
“당장 죽을 생각은 없습니다. 왜, 그걸 찾으십니까?”
“유령을 꾀어내야 할 일이 있소.”
예? 갈수록 아리송한 얼굴을 하는 베누스를 구경하며 턱을 괸 마사가 설명을 이었다. 베누스는 유령이 직원들이 걸레질한 바닥에 작은 물때를 남겼다는 말에 눈썹을 늘어뜨리며 제 팔짱을 꼈다.
“너무하십니다. 그런 거였군요.”
“설마 유령이 있겠나.”
“그래서 무언가 빗대신 것인가, 하고 고민했는데 결론이 나지 않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당연합니다.”
“그래, 도리어 유령에게 발자국이 있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결론은 그 꼬마를 잡아야 하네.”
“가벼운 소동이라면 그냥 내버려둬도 알아서 잠잠해질 텐데요.”
“방금도 직원이 늦게 도착했잖나. 핑계를 대기 좋은 일을 내버려두면 번거로워질 거요.”
“하긴 미니 바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지요. 바텐더가 없는 바람에 컨시어지 보넬리는 늦었고… 그 외에도 불편한 곳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긴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것 뿐입니까? 직원이 일에 집중하지 않는 게 싫어서?”
“그래.”
호텔에 온 이래 불쾌한 서비스만 받은 마사는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베누스는 물끄러미 마사를 응시하다 몇 개 남지 않은 멜론을 양보하기로 마음먹었다.
2.
“유령이요?”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다들 그렇게 부르더군.”
“윽, 저는 그런 거 싫어요. 저 갈래요.”
“아는 척 했던 건 언제고? 늦었소.”
주세페가 벌써부터 팔을 축 늘어뜨렸다. 마사는 머리 높이가 다른 네 사람을 보며 말을 이었다.
“방법은 간단할 거요. 이미 당해봤던 수법을 쓸 테고. 5층에서는 파이가 구워지고 있소.”
“그 파이요?”
“대신 착란을 일으키지 않는. 그래서 냄새가 오래 멀리 퍼지진 않겠지. 우리는 유령이 냄새를 맡을 위치까지 갈 수 있도록 유도할 걸세.”
“그 유령이란 게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잖습니까?”
“분담을 나누는 게 편하지. 우선, 하나는 촛대를 치우고 방향을 바꾸어두는 거요. 목표는 547호실의 구석진 주방. 1층에서부터 5층까지 길을 밝히고 있는 촛대를 옮겨 죽 따라가면 자연히 다다를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하오. 흐름을 계산하고 신경써야 하는 일이니 섬세한 사람이 제격이지.”
“그래서 제게 말씀하신 건가요?”
“그래. 예리한 자네라면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았소. 그 재능을 이런 데 쓰게 만든 점은 사과하지. 흠, 지금이라도 무섭다면 돌아가도 괜찮고.”
“무섭지 않아요. 어차피 근거 없는 소문이니까요. 과연 유령인지도 확실하지 않고요.”
이디스는 옷자락을 움켜쥐고 무심코 대답했다. 금세 어두운 내부를 걱정하느라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자부심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마사가 턱을 당겼다.
“그래, 정체는 알 길이 없지만 아직은 사람과 유령의 차이가 중요할 거요. 사람은 다들 불을 하나씩은 들고 다니지만 유령은 으레 그렇지 않지. 그러니 걸려드는 건 유령 뿐일세. 그래도 만일의 상황은 무시할 수 없을 거요. 나처럼 원래부터 맨눈으로 다니는 경우도 있겠고. 미리 말을 해두었으니 대부분의 직원은 알고 있겠지만 투숙객은 자네들이 아닌 이상 모르기도 하지. 그래서 한 사람이 더 있는 게 낫소.”
지팡이를 짚은 마사가 루카스와 캄캄한 눈을 마주쳤다. 이디스가 마사를 따라 눈을 깜박이며 옆의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남자에게서 풀풀 나는 술 냄새가 그리 달갑지 않은지, 이디스는 곁에서 뺨을 긁적이는 메리에게로 한 걸음 붙었다.
“야, 지금 너 나 피하냐?”
“자세를 바꾼 것뿐입니다. 찔리시는 점이라도 있나요?”
“루카스. 내가 마땅히 존경하는 사람일세.”
“아니, 그. 하아… 알겠습니다. 속행합시다.”
루카스는 사과하는 대신 뒷목을 긁적이며 한숨을 쉬었다. 이디스는 마사의 말에 그나마 누그러진 기색을 했다. 마사는 잠시 이 두 사람에게 부탁한 것을 후회했지만, 그렇다고 주방에 불이 올라간 참에 다른 사람을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시간이 있다 해도 이 얼토당토 않은 계획에 선뜻 동참해줄 사람은 더더욱 없다.
“그러니까 자네가 곁에서 살피며 촛대를 원래대로 되돌려놓으려는 사람들을 설득하게. 또는 5층에 방해할 사람이 없도록 아래로 내려보내거나.”
“아무리 일리가 있다 해도… 대위님, 꼭 이렇게 돌아가야 했던 겁니까? 그냥 발발거리는 녀석을 콱 잡아버리면 될 텐데.”
“세상 사람들이 다 자네 같진 않지. 나는 누가 우는 꼴은 질색일세. 흠, 자네는 힘이 세니까 누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고.”
“이런 일에 저를 고르신 게 신기할 따름이군요.”
“그래서 안 할 건가?”
루카스의 목울대를 타고 오르는 핏줄이 꿈틀했지만, 그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이번만입니다. 전 두 시간 뒤에 돌아갈 겁니다. 예?”
“이미 굽고 있는 빵을 두 시간도 더 넘게 방치해둘 순 없소. 파이가 식으면 김이 더 사그라들 테니 냄새는 꽝이고. 그 전에 끝나겠지.”
루카스가 뒷짐을 지고 수긍하려다 새로운 동행인을 보며 쯧, 혀를 찼다. 이디스는 불쾌한 기색을 가감없이 드러냈지만 주세페가 루카스의 허리를 폭 끌어안아 떼어놓는 바람에 메리가 어색하게 웃었다. 애착술병을 차지한 주세페가 이디스에게 가볍게 눈짓하곤 한 손을 들었다.
“그러면, 제가 남았는데요. 저는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죠? 들어보니 이디스와 루카스만 있으면 충분할 것 같은데. 그렇죠?”
“아니, 유령을 잡아야지.”
“자, 잡는다고요? 진짜요? 설마.”
“유인해놓고 방치하면 무슨 소용인가?”
“에이, 거짓말. 게다가 유령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요. 어떻게 잡을 수 있겠어요?”
마사가 처음부터 쥐고 있던 식탁보를 펴서 대뜸 주세페에게 휙 씌워주었다. 으악, 기우뚱하는 주세페의 눈앞에 마사의 얼굴이 보였다. 마사는 두 손으로 흰 식탁보를 잡고 뚫린 눈구멍으로 위치를 조정했다.
“자. 발자국이 남았잖나. 자네도 유령 행세를 하게. 노선을 지정하는 데 성공한다면 아마도 부엌까지 올라오겠지. 오븐에는 냄새가 가득 진동할 정도로 파이가 구워지고 있네. 많고 많은 곳 중 일부러 비좁은 곳으로 골랐으니 퇴로를 막긴 쉽겠지만, 그래도 제대로 붙잡아둘 사람은 하나 있어야 하고. 윗층에 맛있는 게 있다고 소문을 내거나, 마주친 주인공한테 친한 척을 하거나. 정 애매하면 가면을 쓰는 축제라고 생각하게.”
“이렇게 조용한 파티는 없어요. 왜 이디스에게는 한 번쯤 물어봤으면서 저한텐 아무 말씀도 안 하세요?”
“글쎄, 아이는 자네 전공이잖나.”
“저기요, 저는 법학부인데요.”
“졸업보다 퇴학에 가까운?”
“우…….”
“대신 지금 굽는 디저트는 마음껏 먹어도 상관없소.”
“저는 와인이 더 좋은데요. 저희 셋이서 그렇게 일을 나누면, 혼자서 뭐해요?”
주세페가 뒤집어쓴 천의 끝을 만지작거렸다. 마사의 눈에 빛이 들었다.
“나는 할 일이 있소.”
3.
글쎄, 유령에게는 좁은 곳과 달달하고 쬐그마한 디저트가 딱입니다.
베누스의 말 한마디로 이디스는 일생일대의 위기를 겪는 중이었다. 그는 공연 이후로 홀로 다니길 극도로 꺼렸는데, 유리정원에서 마사를 만난 것이 화근이었다. 오랜만의 대화는 잠시 밤에 시간을 내줄 수 있냐는 가벼운 부탁으로 번졌다. 원래의 이디스라면 선뜻 승낙했겠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홀로 바깥을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다. 그는 메리의 동행 하에 잠시 외출하겠다고 마사와 약속했다.
당찬 포부를 안고 계획에 동참했건만 이디스는 회의감을 느꼈다. 전장을 누비던 마사의 계획을 의심하는 바는 아니었으나, 그렇다 해도 그 유령이 이 밤에 선뜻 먼 윗층까지 올라올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무엇보다 이디스는 두려웠다. 줄 하나에 허공을 건너는 무용을 하듯 복도를 돌던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비록 유령을 유인하는 전략에 가담했지만, 정말로 유령이 나타나면 어찌해야 좋은가? 그렇다고 이제야 돌아가겠다고 이야기하자니 자존심이 상했다. 이디스는 투닥거리는 루카스와 풀 죽은 메리 가운데에서 걸으며, 손에는 새 촛대를 들었다. 일반실이 모이는 중앙 통로에도 하나씩은 세워둔 촛불을 모조리 치워버리기 위함이었다. 메리가 옆에서 거들었다.
“이걸 어디에 가져다 두면 되나요?”
“4층에. 거긴 직원 숙소밖에 없어서 불을 켜둘 이유가 없지만, 유령은 계단을 올라야 하니까. 자, 당신도 하나 드세요.”
“이런 것까지 약속한 적은 없거든? 그것도 혼자서 못 드냐? 그건 그렇고 원, 짜식은 좀 째깍째깍 튀어나올 것이지.”
메리에게 홀로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일장연설하던 루카스가 건성으로 촛대를 쥐고 주위를 휘 둘러보았다. 이제 막 자정을 넘겼을 시간이어서, 주변은 바람 한 점조차 불지 않았다. 호텔의 전기가 온통 나간 이후로 사람들의 수면시간은 앞당겨졌다. 이디스는 영국에서 몽마르트 언덕으로, 로마에서 시칠리아로 항해하면서 여러 차례 밤을 내다보았지만 지금이 가장 멀거니 느껴졌다.
“그래도 3층까지 올라왔어요. 위로 올라갈수록 개수는 줄어드니까 기로만 틀면 됩니다.”
“빵 조각 대신 촛불이라면 우리는 헨젤과 그레텔이고, 유령은 새가 되는 걸까요? 그렇다고 쪼아먹진 못하겠지만요.”
“니네도 참 팔자 좋다.”
“적어도 예법을 모르는 사람보다는요.”
“뭐야?”
“쉿! 저어, 목소리를 크게 내면 안 된댔어요.”
루카스가 으르렁거릴 때, 옆에서 따각거리는 소리가 났다. 동시에 움찔한 세 사람의 목이 뻣뻣하게 굳었다. 따박, 다시 한 번 뒷굽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들렸다. 뭔가 들린 거 맞죠? 저만 이상한 거 아니죠? 이 시간에는 직원이 돌아다니지 않을 텐데. 메리의 눈만 아래로 떨어졌다. 바닥에 불쑥 솟은 세 그림자의 옆에, 작고 낮은 머리가 둔덕처럼 솟아 있었다.
이디스는 비명을 지르는 메리 옆에서 아찔해졌다.
4.
이디스와 루카스, 메리가 함께 아랫층으로 내려가려고 하자 주세페는 남은 마사의 옷깃을 덥석 붙잡았다. 마사는 지팡이를 짚고도 비틀거렸지만, 금세 자세를 다잡았다. 이번에는 어렵소. 단칼에 잘라낸 주세페가 몸을 둘러싼 식탁보를 끌어안고 고개를 푹 숙였다. 마사는 한결 피로한 얼굴로 물었다.
“어떻게 하면 할 수 있겠나?”
주세페는 골똘히 머리를 굴리다가 시위하듯 눈을 감고 가슴을 내민 채 두 팔을 벌렸다. 마사가 거절할 법한 일로 고른다면 피할 수 있을 지도 몰랐다.
“한 번만 안아주세요.”
“흠.”
침묵이 길었다. 객실로 돌아가 남은 와인을 마실 생각을 하며 슬쩍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주세페에게 인기척이 가까워졌다. 마사는 주세페를 서툴게 안고 토닥여주었다. 마사가 절대 들어주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내질렀던 주세페의 눈이 동그래졌다. 마사는 체온을 느낄 틈새도 없이 금세 떨어졌다.
“이제 되었소?”
“엑, 너무 짧은데요.”
“하지만 그건 조건에 없었군.”
마사는 주세페의 머리를 도닥이고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주세페는 항의하고 싶은 마음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쩌렁쩌렁 목소리가 울려퍼지면 어딘가에 있을 유령이 쫓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기적어기적 걸어 5층으로 향했다. 주방에서 라즈베리와 딸기를 넣어 구운 파이의 향긋한 냄새가 났다. 그래, 딱 유령만 잡고 배가 터질 때까지 파이를 먹어주마. 하지만 무서운데… 딱 한 명만이라도 옆에 붙여주지. 주세페는 투덜거리며 이십 분이 넘어가도록 5층 복도에 쪼그려 앉아있었다.
주방이 직선거리에서 보이는 벽 뒤에 등을 기대고 앉은 것도 잠시뿐, 그는 식탁보 덕에 습기가 차고 다리가 저려 종아리를 주무르다가 드러눕고 싶어졌다. 그렇다고 일어나서 호텔을 활보하다가 누가 어깨라도 턱 잡으면 기절할 것 같았다. 주세페는 다시 옴짝달싹 않고 무릎을 모았는데, 발목이 무언가 가렵자 손으로 긁어냈다.
“으악!”
거멓고 가는 다리가 솜털처럼 달린 지네 한 마리가 손가락을 타고 기어오르자 주세페는 벌떡 일어났다. 팔과 다리를 훌훌 털며 보자기를 흔들던 그는 대신 벌레를 잡아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재차 낙담했다. 그뿐만 아니라, 오븐에서 새어나오는 빛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좁은 발자국을 비추고 있었다.
주세페는 새침하게 오도도 뛰어갔던 메리를 생각하다가, 어린 나이에 죽어 원한에 찌든 유령을 상상하다가, 바짝 벽에 붙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좇았다. 유령의 실체는 조금도 궁금하지 않았지만 좋은 인삿말은 고민하고 싶었다. 저는 당신을 해치지 않아요. 그러니까 순순히 잡혀주시고 저 좀 살려주세요, 같은. 주머니에 알사탕을 넣고 다닌 게 다행이었다.
인영은 침을 꼴딱 삼키고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가는 주세페에게 고개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