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an Martinez|이반 마르티네스꼬마, 이성적, 신도 153cm· 42kg 검게 가라앉은 머리카락부터 단정히 매듭지은 구두끈까지 얌전하다는 인상을 떨쳐내기 어려운 소년이었다. 시기 없이 무한한 유로파의 겨울에 익숙해져 허연 목 위로 스카프를 맸었지만 지금은 가방끈에 걸쳐두었다. 동그란 녹빛 눈동자는 언제나 차분히 어딘가를 응시한 채로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조심스럽고 차분한 몸가짐,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말버릇에서 어딘가 서늘한 응어리가 뭉그러졌다. 이반이 입은 영어 프린팅 티셔츠의 소매는 팔뚝 위로 올라가 얄상한 팔이 보였고 그 아래로 툭 불거진 손목뼈에는 홀로그램 장치가 내장된 고동색의 손목시계와 나무를 깎아 알을 엮은 염주를 찼다. 구김 없는 체크 셔츠의 팔을 허리에 둘러 묶어 아래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