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돌아가시오.
마사 호프먼 | Martha Hoffman
- 모래에 파묻힌 그루터기 -
나이: 53세
생년월일: 1834년 3월 15일
성별: Female
국적: 영국
직업: 무직
외모
풍파를 맞아 볼품없는 사람. 앞뒤가 판판하고 어깻죽지가 매처럼 펴져 있어 멀리서 보면 성별을 구별하기 어렵다. 164cm, 5.4피트 정도 되는 키가 어중간하다. 곳곳이 하얗게 샌 흑갈색의 머리칼에 헤이즐넛색 눈은 나무를 닮았다. 뒷머리를 고정해도 줄기가 가늘고 곱슬거리는 잔머리가 넙대대한 이마 옆으로 내려온다. 굵은 눈썹에 안와가 깊어 인상이 진하고 날카롭다. 삐뚤어진 코는 붉은 기를 띠고, 입술은 다물려 있어 호감상과 거리가 멀다.
세월을 흘려보낸 것과 별개로 제 얼굴을 가꾸는 데 관심이 없어 원래 기미가 많다. 퍼석한 피부결은 물론 툭 튀어나온 핏줄마저 허름해보인다. 장갑을 벗은 왼손의 약지에는 칼로 그은 흉터가 보이고, 오른손에는 길고 넓은 화상 자국이 있다. 늘 긴 소매의 옷을 입어 알아챌 일은 드물지만 오른손에서 시작해 어깨까지 길게 이어지는 듯 하다. 옷은 너른한 것이면 무엇이든 입고, 장신구는 하나쯤 있을 법 한데 누구에게 맡겼는지 없다. 꼿꼿하게 걸어다니는데도 지팡이를 짚는다.
성격
대체로 관대하다. 만사가 태평하다기보다는 무신경하다. 무례한 작자를 상대해도 그러려니 넘기고, 제 선 바깥의 일에는 책임질 줄 모른다. 싸우는 일을 반기지 않으니 무엇 하나 긍정하는 법 없이 뭉뚱그리거나 내치고 말아 만나는 사람마다 갑갑하다는 평을 듣는다. 사실 지독한 개인주의자. 매사 인색하게 자기 것을 구분하는 습관이 들었는데, 특히 사고가 이분법적이다. 죽은 것과 죽지 않은 것. 가지고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 전장에서의 삶은 마사를 억척스럽게 도려냈다.
좋은 눈썰미로 타 군인에 비해 뒤처지는 체구를 극복했다. 타고난 생존본능이 직감을 만들어냈다. 청력이 좋지 않은데도 입모양을 보고 말을 읽어내듯, 멀리 있는 게 흐리게 보여도 어렴풋이 눈치채듯 사람들 사이에 묻혀 살아가기 적합한 성정을 타고났다. 알아챈 것을 곧장 짚어 말하지 않는 대신 잊지도 않고, 은근히 독살맞은 구석이 있어 다른 사람의 자잘한 흠을 지적하는 데에는 재미가 들렸다.
기타
✳ 낮고 동굴 같은 목소리. 수시로 갈라진다. 더군다나 정치적 사유로 프랑스에서 망명한 탓에 발음이 미묘하게 뭉그러진다. 잉글랜드에서 지낸 기간이 훨씬 길어도 여전히 마음은 이방인이다.
✳ 전직 81 노스 랭커셔 연대 소속의 군인. 제대한 이후 간호사로 일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뒀다. 그 이후로는 바닷가 근처의 여관에서 군에서 나오는 연금으로 먹고 산다.
✳ 군에서 만난 동료와 결혼했지만 외부에는 상대를 알리지 않았다. 배우자는 총기 오발 사고로 사망.
✳ 망명 당시 사귄 친구의 아들을 후원하고 있다. 마사의 유산은 모두 볼로냐 대학에 재학 중인 그에게 상속될 예정이다. 비바 갈레타행 열차를 탈 때에도 통보식 편지와 유언장을 남겼다.
✳ 기민한 기억력은 지나치게 사소한 것이나 아픔을 되새길 때 쓰인다.